돌연사는 아무런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것 같지만… 직전 수시간,수일 전에 이상 신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아침까지 멀쩡하게 출근했던 사람이 갑자기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흔히 ‘아무런 전조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실제 돌연사는 첫 증상이 심정지일 정도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아무런 신호 없이 쓰러지는 것은 아니다. 심장성 돌연사의 주요 원인이 되는 관상동맥질환과 심근경색,치명적인 부정맥 등이 발생하기 전 가슴의 불편감,호흡곤란,두근거림,실신이나 심한 어지럼증 같은 이상이 먼저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특히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증상이 갑자기 시작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해외 언론 CNN 역시 심장마비와 심정지 관련 연구를 소개하면서 일부 환자에게 심정지 이전 경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도 증상의 양상이 다를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돌연사라는 말 자체는 하나의 질환명이 아니다. 심장이나 뇌혈관 등 치명적인 문제가 갑작스럽게 발생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사망하는 상황을 포괄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가운데 성인 돌연사의 중요한 원인이 바로 심장 문제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심장의 전기신호가 무너지면서 심실빈맥,심실세동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하면 심장은 순간적으로 정상적인 펌프 기능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돌연사를 예방하려면 ‘쓰러진 다음’보다 그 전에 몸이 보내는 평소와 다른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다음 세 가지 증상은 심장성 돌연사와 연결될 수 있어 그냥 피곤해서 그렇다고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첫 번째는 ‘가슴 압박감’…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질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경고 신호다
돌연사 위험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증상 가운데 하나가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이나 압박감이다. 꼭 영화처럼 가슴을 움켜쥘 만큼 극심한 통증으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가슴 중앙이 꽉 조이는 느낌,무거운 돌을 올려놓은 듯한 압박감,가슴이 답답하거나 타는 듯한 느낌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유는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과 관련이 있다. 관상동맥 내부에 콜레스테롤과 염증세포 등이 쌓이면서 죽상판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갑자기 파열되면 혈전이 생겨 혈관을 빠르게 막을 수 있다. 그러면 심장근육으로 공급되는 산소가 부족해지고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심근경색 과정에서 심장근육이 손상되는 것뿐만 아니라 심장의 전기신호까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하면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내보내지 못하면서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건강전문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 News Today)도 심정지와 심장마비를 설명하면서 가슴 통증과 압박감,불편감이 심장 문제의 중요한 경고 증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통증이 가슴에만 머물지 않고 왼팔이나 양쪽 팔,어깨,등,목,턱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운동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 반복적으로 가슴이 조이고 쉬면 괜찮아지는 패턴 역시 관상동맥질환과 관련될 수 있다. 평소와 다른 가슴 압박감이 갑자기 발생했다면 단순한 소화불량이라고 생각해 시간을 보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심장의 펌프 기능이 흔들리면 가장 먼저 숨부터 가빠질 수 있다
평소 계단 두세 층 정도는 어렵지 않게 올라가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한 층만 올라가도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혹은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충분히 들이마시기 어려운 느낌이 든다. 이런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역시 심장 이상에서 나타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다. 심장은 폐에서 산소를 받아온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펌프 역할을 한다. 그런데 심근경색이나 심부전,심각한 부정맥 등으로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지면 신체 조직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공급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심장의 왼쪽 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폐에서 심장으로 들어오는 혈액이 원활하게 이동하지 못하면서 폐혈관의 압력이 높아지고 심한 경우 폐에 체액이 차는 폐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때 환자는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고 누우면 더욱 답답해져 앉아 있어야 편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해외 언론 CNN이 소개한 심정지 전조증상 연구에서도 호흡곤란은 심정지가 발생하기 전 관찰될 수 있는 중요한 증상 가운데 하나로 나타났다. 더 까다로운 점은 가슴 통증이 반드시 함께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심장 문제의 첫 신호가 ‘가슴이 아프다’가 아니라 이상할 정도로 숨이 차고 기운이 빠지는 것일 수 있다. 여기에 식은땀과 메스꺼움,가슴 불편감,극심한 피로가 동시에 나타난다면 심혈관 문제 가능성을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평소 운동 부족 때문에 숨찬 것과 달리 갑자기 호흡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느낌이 든다면 몸이 보내는 변화 자체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편이 좋다.
세 번째는 ‘갑작스러운 실신과 심한 어지럼증’… 심장이 순간적으로 혈액을 보내지 못했을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가슴 통증보다 더 직접적인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는 것이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실신이다. 사람은 뇌로 혈액과 산소가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의식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심장의 박동이 갑자기 지나치게 느려지거나 빨라지고 불규칙해지면 심장이 한 번 수축할 때 내보내는 혈액량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 특히 심실빈맥처럼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뛰거나 심실세동처럼 심실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는 상태가 발생하면 뇌로 공급되는 혈액이 순식간에 감소하면서 눈앞이 캄캄해지고 정신을 잃을 수 있다. 그래서 심장 전문의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실신을 중요하게 보는 것이다. 물론 실신에는 탈수나 저혈압,저혈당처럼 다양한 원인이 있다. 하지만 운동 중 갑자기 쓰러졌거나 가슴 두근거림과 통증이 먼저 나타난 뒤 의식을 잃었거나,특별한 이유 없이 실신이 반복된다면 심장 리듬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미국 건강전문매체 헬스라인(Healthline)도 심정지 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두근거림과 어지럼증,실신 등을 소개하며 비정상적인 심장 리듬이 뇌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과거 심근경색을 겪은 사람,심근병증이나 부정맥이 있는 사람에게 새로운 실신이 나타난다면 더욱 중요하다. 그냥 ‘잠깐 빈혈이 왔나 보다’라고 생각했던 몇 초의 실신이 심장이 보내는 위험 신호였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세 증상의 공통점은 결국 ‘심장과 뇌로 가는 혈류’…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하면 몇 초 만에 상황이 달라진다
가슴 압박감과 호흡곤란,실신은 겉으로 보면 서로 전혀 다른 증상처럼 보인다. 하지만 심장성 돌연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될 수 있다. 관상동맥이 심하게 좁아지거나 갑자기 막히면 심장근육이 산소 부족에 빠지고 가슴 통증과 압박감이 발생할 수 있다. 심장근육의 수축 기능이 떨어지면 온몸으로 보내는 혈액량이 부족해지고 폐혈관에도 부담이 생기면서 숨이 차기 시작한다. 여기에 심장의 전기신호까지 불안정해져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하면 심박출량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뇌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지면서 심한 어지럼증이나 실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장 위험한 상황은 심실세동이다. 심실이 정상적으로 수축하지 못하고 떨기만 하면 혈액을 사실상 제대로 내보낼 수 없게 되고 몇 초 안에 의식을 잃을 수 있다. 이때 즉각적인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사용이 이뤄지지 않으면 생존 가능성이 빠르게 떨어진다. 따라서 돌연사의 전조증상을 알아두는 목적은 모든 가슴 통증과 어지럼증을 두려워하자는 것이 아니다. 평소와 확연히 다른 증상이 갑자기 발생했을 때 ‘조금 있으면 괜찮아지겠지’라며 시간을 보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 특히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흡연,비만과 같은 심혈관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작은 변화라도 이전과 다른 양상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괜찮아지겠지’ 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바로 대응해야 한다
돌연사 위험을 낮추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평소 혈압과 혈당,LDL 콜레스테롤을 관리하고 금연과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위험 증상이 시작됐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갑작스럽고 심한 가슴 압박감이나 통증이 지속되거나 심한 호흡곤란,원인 모를 실신이 나타난다면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가슴 통증에 식은땀과 구역감,호흡곤란이 동반되거나 통증이 팔과 어깨,턱,등으로 퍼지는 경우에는 더욱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주변 사람이 갑자기 쓰러져 반응이 없고 정상적으로 호흡하지 않는다면 심정지를 의심하고 119 신고와 함께 심폐소생술을 시작하며 주변에 자동심장충격기가 있다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기억해야 할 것은 돌연사가 항상 세 가지 증상을 차례대로 보여준 뒤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떤 사람은 별다른 전조 없이 심정지가 첫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며칠 전부터 평소와 다른 숨참이나 가슴 불편감이 반복될 수도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증상의 이름보다 ‘평소의 내 몸과 확실히 다른 변화’다. 늘 오르던 계단에서 갑자기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지고,처음 경험하는 가슴 압박감이 생기거나 이유 없이 정신을 잃었다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미루지 않는 것, 그것이 돌연사의 위험 앞에서 가장 중요한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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